가슴뛰는 일, 재미있는 일의 차이는 무엇일까?

Posted by iloveenhye
2011. 5. 16. 18:20 내가 사는 이야기
 친구와 카카오톡으로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하게 되었습니다.

A군 : 락, 나 이제 와우 못 하게 생겼다. ㅠㅠ 게임하면 재미있기는 하지만 이젠 공부도 해야되고 이래저래 활동할 게 생겼어
락 : 활동? 오 좋은데..무슨 활동임?
A군 : 주중엔 스터디, 주말엔 봉사활동
락 : 봉사활동?
A군 : XX시 외국인 노동자 법률 자문 도와주기
락 :  법률?
A군 : 노동법 몰라도 된대.
락 : 그래도 법이라고 하니 독특한데?
A군 : 이제 토익학원도 끊어야지. 락. 너도 가슴뛰는 일을 찾길 바랄게
(이하 생략. 평소에도 저는 친구들에게 '락'이라 불리긴 합니다. 그래서 블로그 이름도 '락이 사는 이야기' 이지요.) 


 
  친구와 대화를 하고 나니, '가슴뛰는' 이라는 문구가 눈에 띄더군요. '가슴이 뛰다.'라는 문장은 주로 '두근두근하다', '도근도근하다'라는 뜻으로 사전에는 나오고 있지만 놀라거나 불안해서 가슴이 뛰는 '두근두근'과는 무언가 다른 것은 분명한 것은 틀림없겠지요. 일반적으로 '가슴뛰는 일'을 검색해보면 주로 한비야씨의 책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었습니다. 
 

사십대 중반의 케냐인 안과의사가 있었는데

알고보니 그를 만나려면 대통령도 며칠을 기다려야 할 정도로 유명한 의사였다

그럼에도 이런 깡촌에 와서 전염성 풍토병 환자들을 아무렇지 않게 만지며

치료하고 있는 것이었다. 궁금한 내가 물었다

"당신은 유명한 의사이면서 왜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이런 곳에서 일을 하고 있나요?"

이 친구 어금니가 모두 보일 정도로 환히 웃으며 말했다

"내가 가지고 있는 기술과 재능을 돈 버는 데만 쓰는 건 너무 아깝잖아요

무엇보다도 이 일이 내가슴을 몹시 뛰게 하기 때문이죠"

<지도밖으로 행군하라  -한비야- >



 이런 내용으로 '가슴뛰는 일'을 설명하는 곳이 있었지만, 설명을 통해서는 저 스스로 답이 나오지는 않았습니다. 과연 '가슴뛰는 일'과 '재미있는 일'을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지에 대한 답을 말입니다. 평소에 저는 '재미있는 일'을 하길 바랬습니다. 제가 가진 능력이 얼마나 될 지 모르지만 재미없는 일에도 자원을 배분한다는 것이 비효율적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가능한 재미있는 일만 하길 바랬습니다.(이 문장으 보고 많은 분이 욕하실지도 모르겠군요. 재미있는 일만 하고 어떻게 세상을 살 것이냐고, 일하다가 상사에게 까이는 것이 재미있는 일이냐고...등등)

 저란 사람....참으로 소심합니다. 수업에서 발표과제 제출해주면, 어떻게서든 빠지거나 다른 사람에게 미루려고 했었고, '타인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라는 걱정에 평소에도 제 감정을 잘 표출하지 않습니다.(그래서 고백도 못하고 ㅠㅠ) 그런 제가 대형할인점에서 육성판매를 했었습니다.(친한 친구들은 놀랍게 생각합니다. 락이 육성판매를? 이러면서요.) 물론 잘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근데 재미는 있더군요. 제가 '음성'이라는 자극을 보냈을 때, 상대방이 그 자극을 받아 반응하는 모습을 보며 재미있었습니다.

 어떤 일도 하기 시작하면 재미있더군요. 군대에서 고참에게 욕 먹었을때, 그때도 무언가 제가 잘못한 게 있었으니 욕을 먹었던 것이었고 그것은 저를 변화시키는 자극이었습니다. 당시에는 몰랐지만...좀 지나면 재미있더군요. 또, 여름 땡볕에서 산에 해충박멸기계를 설치하는 작업을 했을 떄에도 재미있었습니다. 하루에 2번씩 정줄을 놓아가는 상황이 되면서도 기게가 하나하나 설치할 때마다 재미있었습니다. 물론 정줄 놓아가는 당시, 즉 미시적으로 봤을 때는 분명히 힘든 일이지만, 거시적으로 봤을 때는 재미있었습니다.

 오늘따라 글이 두서가 없네요. 매끄럽지도 않고, 논리적으로 전개된다는 느낌도 없고, 글이 혼돈으로 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지만...제가 생각하는 '가슴뛰는 일'과 '재미있는 일'의 차이는 없다고 생각되네요. 근데 이것도 정답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가슴뛰는 일이라고 하지만 재미없으면 그것이 지속되지 않을 것 같고.....재미를 찾으려면 무언가 배울 것이 있어야 하고, 배울 것이 있다는 것은 가슴이 뛰는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드네요.

 하여튼 재미있는 일만 하고 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