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포기론에 대한 변명?

Posted by iloveenhye
2010. 3. 22. 09:12 내가 사는 이야기
  '20대 포기론'이라는 글을 오랜만에 읽었다. 작년 6월에 나온 글인데... 반년이 지난 글을 가지고 포스팅 한다는게 우습긴 하지만... 한번은 이 글에 대해 변명을 해보고 싶었다. 내가 변명한다고 해서 얼마나 많은 사람이 읽지는 않을테지만 말이다.

 '20대 포기론'은 한양대 겸임교수 김용민 교수가 쓴 글이다. 대략적인 내용은 스펙 쌓을 줄만 알고 새로운 도전정신이 없는 20대는 포기하고 촛불집회의 주 참가 인원이었던 10대를 주목하자는 내용이 주내용이었다. 내용 자체만 놓고 본다면 틀린 말이 아니었다. 작년에 내가 수행했던 학교수업 프로젝트의 주제 선택의 배경도 비슷한 내용이었니까 말이다.

  20세기를 지나 21세기는 IT기반으로 모든 일이 진행되어가는 사회이다. 웹서핑부터 기업․국가의 운영까지 ‘컴퓨터’라는 복잡하면서도 신기한 기계로 세상이 돌아가고 있다.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고 누구나 편하게 사용이 가능하며 인터넷 선과 싸구려 컴퓨터만 있다면 전 세계의 문화를 체험할 수 있게 되었다.

  개인과 기업, 정부는 ‘인터넷’이라는 공간에 자신들만의 공간을 만들어 자신들의 이야기를 소통하고 있다. 정부는 국민들에게 정책을 설명하고 이해시키려고 노력하며 또한 국민들의 이야기를 듣고자 했다. 기업들도 마찬가지로 자신들의 상품을 홍보하고 자신들의 활동을 보여주며 소비자들이 원하는 의견을 듣고자 했다. 역시 개인들도 마찬가지로 과거 싸이월드의 미니홈피로부터 현재의 블로그, 트위터로 대표되는 자신들의 공간을 만들었다. 그 안에서 자신들의 써놓았던 글이나 사진을 보며 추억에 젖어들고 자신의 현재모습을 그 속에 재현하고 있다.

  2008년 초부터 올 1월까지 사회적 이슈를 몰고 왔던 ‘미네르바’씨도 다음 <아고라>에서 활동하며 정부의 정책을 이야기했었다. 자신의 생각을 글로 나타내서 누구든지 쉽게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인 인터넷에서 올리고 자신의 글을 읽은 또 다른 사람으로부터 받게 된 피드백(댓글이나 트랙백)을 통해 생각을 정리하고 세상에 소통하면서 미약하지만 ‘힘’을 만들어 냈다. 이 ‘힘’이 기업을 변화시키고 정부를 변화시킬 수 있었다.

  그에 비해 20대들은 ‘세상과 소통’이라는 면에서는 사회적 약자이었다. 누구보다도 인터넷을 많이 사용할 수 있었지만 누구보다도 질적으로 우수하게 사용하지 못했다. ‘취업’이라는 굴레에 갇혀 스펙 쌓는 일에만 열중하게 되었다. 남에게 보여주기 위해 토익시험 보고, 공모전 준비 하고, 봉사활동을 했다. 그로 인해 386세대들은 20대들은 죽어버린 인재라고 평가하고 5~60대들은 아무것도 모르는 바보라고 평가해버렸다.

  수업시간에 교수님이 어떠한 주제를 이야기 하셨다. 그 주제는 책에서 나오는 주제가 아니고 사회 현상에 관한 주제였다. 학생들은 아무도 몰랐고 교수님은 TV와 신문을 보라고 하셨다. 학교에서는 TV를 보기 어렵다. 또한 학교에서는 신문도 보기 어렵다. 볼 수 있는 공간은 있으나 접근성은 떨어진다. 겨우 신문을 볼 수 있는 공간, TV를 볼 수 있는 공간에 도달해도 볼 수 있는 시간은 부족하다. 기숙사에 들어와 컴퓨터를 키지만 매 수업시간마다 나오는 과제를 해결하는 게 우선시 된다. 그나마 과제를 종료하면 얼마 안 남은 시험이 압박해 온다. 시험공부를 마치고 나면 주위에서 누구는 토익 몇 점이 나왔고 누구는 어떤 공모전이 당선되었다는 소리가 들려오게 된다. 결국 기숙사에 들어와도 공부만 하게 된다. 잠깐이나마 휴식을 취하려고 컴퓨터를 키지만 결국 게임을 하거나 TV예능프로그램 아니면 연예가십거리만 보게 된다. 그러다가 하루를 끝마치게 된다.

위의 사례는 평범한 우리학교 학생의 모습이다.

  20대 중에서 누구보다도 열심히 공부하며 스펙을 쌓는 일에 열중하지만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는 바보 같은 우리학교 학생들을 보며 이러한 주제를 선정하게 되었다.

  위의 글은 내가 직접 작성했던 프로젝트 주제선정 배경이었다. 이 글을 작성하면서 스스로 한심하고 안타까운 마음은 분명히 있었다.(물론 같은 조원들은 읽었는지 안 읽었는지 모르겠다. 같이 프로젝트를 수행했지만 '메타블로그'라는 단어를 발표하기 전날...'메타블로그'의 뜻을 물어봤었으니...'메타블로그'는 프로젝트 핵심단어였다.) '꿈이 없어보인다' 는 것은 참 슬픈 이유니까...

  이 글을 보면서...'누가 20대들을 수동적인 인간으로 만들었는가?'라는 원론적인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다. 어떻게 보면 이렇게도 이야기할 수 있을 듯 싶다. 자기들이 그렇게 행동해놓고 왜 다른 사람 탓을 하느냐고..하지만 '20대 포기론'이라는 글자체도 남 탓하는 글이니까...이 글을 읽고 쓰는 거에 대해서는 크게 뭐라고 하시진 않을 듯 싶다.(물론 내 가 이 글을 잘못 해석했다면...내 잘못일테지만...)

  참 어떻게 보면 20대는 불쌍하다. 취업하려고 영어공부하고 봉사활동하고(봉사활동을 마음속에서 우러러 하는 사람은 얼마나 될 것인가?)공모전하고 인턴도 하고 학점도 쌓고 해서 스펙 올리고 어쩌다가 남는 시간 사람들을 만나서 세상사는 이야기도 들어야 되는데 시국집회 참여안한다고 욕먹고 있으니 말이다. 사실 맞는 소리다...나라가 잘못되고 있으면 잘못 되고 있는 것을 고쳐야 하는 거니까...근데 20대는 슈퍼맨인가? 취업때문에 스펙쌓을 시간도 부족한데...아니 잠 잘 시간도 부족한데(나도 하루 4시간씩 자고 있다)....또한 정치에 관심을 보이고 있으면 주변 어르신들은 쓸데 없는 거에 관심갖지 말고 공부나 하라고 한다.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하는것인가?

  저번에 무한도전을 봤더니 장진영 변호사가 길에게 이런 소리를 했다.
  "오줌싸개 이미지는 누가 만든 것입니까?"

  "'20대는 안된다.'라는 이미지는 누가 만든 것입니까?" 라고386세대와 그 외 기성세대들에게 물어보고 싶다.
스펙없으면 대기업은 커녕 중소기업도 취업이 안되는 세상에서 살고있는 20대에게...집회 나갈테니 대신 취직시켜줄 것인가? 또 이러한 상황은 누가 만들었는가? IMF위기는 누가 만들었고 요번 금융위기는 누가 만들었는가? 점차 경제위기가 점차 쌓이고 쌓인 폭발 직전에 지금의 기성세대들이 터뜨린게 아닌가?

  386세대들은...이념쪽에서 본다면 월등히 앞서는 세대일 지는 모르겠지만 경제 쪽에서 본다면 그리 월등한 인재들도 아니지 않은가?(이헌제 전 경제 부총리의 386세대 경제 무지론...어느 신문에서 보면 386을 직접적으로 지칭하지 않았다는 소리도 있다. 그게 중요한게 아니다. 경제 무지론으로 공론화 되었다는게 문제지.)
참고로 올해 실업률은 최악이라고 한다.

  진보쪽에 관심이 있는 친구에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었다. 20대에게 취직에만 관심갖도록...아니 다시 말하자면 정치에 관심을 갖지 못하게 한 한나라당은 정말 전략을 잘 세운 것이라고.. 상대적으로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50대 이후 사람들에게는 투표를 종용하고 일반적으로 진보쪽 색이 강한 20대에게는 취업으로 인해 정치에 관심없도록 만드는 전략...사실 다르게 보자면 취업때문에 관심이 없다고 생각하기 보다는 정치하는 사람들 보면 맨날 싸우고 말 바꾸고 이리저리 왔다갔다 하는 것들 보다보면 구역질 나서 관심이 사라진다고 봐야될 듯 싶다.
(한복을 입으면 마음이 경건해 지신다고 하신분이다.....)

  결국 지금까지 했던 말은 모두 다 변명이다. 나라에 대해 별 관심없는 것이 취업때문에....정치만 보면 헛구역질이 나서...원래 변명은 자기 합리다. '20대포기론'을 쓰신 교수님께서도 어찌보면 자기합리화시키기위해 쓴 글로 보이니까 말이다. 그리고 10대도 너무 믿지 말아야 될 듯 싶다. 당신들이 정치하면서 맨날 싸우던 모습만 보고 자라온 아이들인데...  또한 '돈있으면 뭐든지 해결할 수 있다'는 현실만 보고 자라 온 아이들인데...돈만 있으면 연예인도 돈으로 살 수 있다.
(장자연리스트 중간 수사 결과다...한참 입에 오르락 내리락 했던 X선쪽 사람 이야기는 없다.)

  어느 날 아이에게 '꿈이 뭐니?' 라고 물어본 적이 있다.
"대통령이요." 그 아이는 처음에는 그렇게 말했다. 점차 한살 한살 나이를 먹더니 "내무부장관이요.", "삼성에 입사하는거에요."이렇게 말하던 그 아이는 결국 "글세요. 제 꿈이 뭘까요?"라고 말하고 말했다. 여기서는 '아이'라고 표현 했지만 위의 꿈들은 내 꿈이기도 했다. 주로 꿈 들이 대부분 부모님들이 좋아할 만한 꿈들...이 대부분이었다.
  의학이 발달해서 앞으로도 약 60년은 더 살 것으로 보기에 아직 꿈을 이루거나 실패했다고 말할 수 없다. 내 스스로도 내꿈이 실패하거나 포기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데....

 
자신들 조차 타인들로부터 성공했다고 평가 받기 어려운 386세대들과
 그 외 기성새대들이 20대에게 이러쿵 저러쿵 이야기 할 권리는 없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