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랐다.

Posted by iloveenhye
2011. 4. 12. 00:29 시를 적어보자
몰랐다.
사람의 상처는 쉽게 치유되지 않는다는 것을
언제나 평생 새살이 돋을 것으로 알고 있었다.
알게 되었다.
사람은 알면서도 모르는 척 했음을 알게 될 때
언제나 평생 그 아픔을 가지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몰랐다.
사람은 영겁의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언제나 평생 그자리에 있을 것으로 알고 있었다.
알게 되었다.
사람은 갑작스럽게 이별을 맞이할 수 있다는 것을
언제나 평생 모두가 내 곁에 있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벽돌

Posted by iloveenhye
2011. 4. 10. 00:00 시를 적어보자
벽돌이 있었다.
겉은 파랬지만 속은 붉었던 벽돌...
벽돌의 오래된 짝은 세월의 무게에 산산히 부셔졌다.

오래된 작은 벽돌에 금이 갔다.
세월의 무게를 버텨가던 오래된 벽돌을... 
날카로운 정은 거침없이 그의 몸에 금을 그어버렸다. 

자신을 돌보지 않고...
기반을 튼튼히 하기 위해 평생 고생만 하던 벽돌은
날카로운 정에 그만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옆에 있던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금이 가던 벽돌을 그냥 보고만 있을 수 밖에 없었다.
미약한 나는... 

친구를 알게 되다.

Posted by iloveenhye
2010. 10. 12. 12:59 시를 적어보자



같은 곳을 바라보던 녀석들이
다른 곳을 바라보는 녀석들로
점점 서로 타인으로 살아갑니다.

언제나 그 자리에 
변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되던 녀석들이
하나... 둘...
한 아이의 아버지...어머니가 되어
자신의 자리를 찾아 변해갑니다.

서로 변해가는 모습이 어색하고
자신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다보니...
서로 연락이 뜸해져...
점차 서로 어색한 사이가 됩니다.

서로 연락 없는 친구의 모습을 보며
화도 나고 미워도 지지만...
그 모습까지 인정해주는게... 
진정한 친구라는 해답을 가지며...
점점 어른이...
점점 친구의 참 의미를 알게 됩니다.






귀천

Posted by iloveenhye
2009. 11. 5. 09:35 시를 적어보자

귀천(歸天)
천상병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 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에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면은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끝나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요즘은 참 아름다운 세상입니다. 사는게 즐겁지요.. 그냥 웃지요...

수선화에게

Posted by iloveenhye
2009. 9. 23. 14:22 시를 적어보자

수선화에게  -정호승

울지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오면 눈길을 걸어가고

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

갈대숲에서 가슴 검은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고

 네가 물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다

 산 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 번씩 마을로 내려온다

 종소리도 외로워서 울려퍼진다

당신

Posted by iloveenhye
2009. 5. 26. 01:15 시를 적어보자

당신은 작은 미약한 바람이었습니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아주 미약한 바람이었지요.

오직 한 가지의 뜻만을 가진 바람이었지요.


당신은 또 다른 당신을 만났습니다.

둘은 서로 하나임을 느꼈고 결국 둘은 합치게 되었습니다.

둘은 더 큰 뜻을 가지게 되었지요.


당신은 결국 하나의 뜻을 이루게 되었습니다.

그 뜻은 또 다른 뜻을 부르게 되었지요.

당신은 그 뜻을 이루기 위해 또 다른 곳으로 날라갔습니다.


당신은 바위에 부딪히고 물을 부딪히면서

이리저리 쫓겨나갔지만 커다란 뜻을 이루기 위해

 계속 흘러갔습니다.

 

당신은 결국 한 나무 앞에 서게 되었습니다.

당신은 모든 힘을 다해 그 나무를 뽑아버렸지요.

당신은 승리한지 알았습니다.

 

하지만 나무는 한 그루가 아니었습니다.

한 그루를 뽑으면 또 한 그루, 그 뒤에 또 한 그루…

나무는  끝이 없었습니다.


결국 당신은 다 뽑지 못한 체 소멸의 기운을 느꼈습니다.

하지만 당신은 만족스러웠지요.

적어도 다른 사람에게 당신의 뜻을 알렸으니까요.


당신은 쇠약해졌습니다.

커다란 바람에서 다시 미약한 바람이 되었지요.

하나 힘이 없는 당신을 나무는 가만 나두지 않았습니다.

나무 근처서 잠깐 쉴까 하면 당신을 내팽개치고 또 내팽개쳤습니다.


결국 쉴 곳 없는 당신은……….

또 다른 당신을 위해…….

자신을 포기했습니다……….

적어도 자신을 포기함으로써 또 다른 당신을 살릴 수 있었기 때문이었지요…


당신은 떠났습니다.

좋은 기억과  싫은 기억이 공존하던 소풍을 마치고

당신은 떠나갔습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당신의 뜻을 남기고 당신은 떠나갔습니다.

너에게 묻는다...

Posted by iloveenhye
2009. 4. 18. 21:08 시를 적어보자
너에게 묻는다.
안도현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당연히 자작시가 아닙니다...

ㅎㅎ 안도현 시인님의 시입니다. 지금까지 좋아했던 시는 천상병시인의 귀천이었는데...이 시도 꽤 좋네요....

예전에 지었던 시...(3)

Posted by iloveenhye
2009. 2. 20. 16:04 시를 적어보자
전역하고 쓴 시...

바다

하늘에 부끄럼없이 살고 싶은 내 삶이...
하루를 진흙탕속에 살아가면서...
얼마나 많은 후회속에 살고 있는지...

바다를 꿈꾸며 살고 싶은 내 삶이...
늘 작은 개울밖에 되지 못하며...
그 작은 개울에 만족하게 되는지...

잊혀지지 않도록 살고 싶은 내 삶이...
하루에도 몇번씩 외로움에 몸부림치며...
깊은 한숨을 마음속으로 삭히고 있는지...

오늘이라도 바다처럼 한번 살아보고 싶구나...


역시 시라는게...나혼자 보면 괜찮은거 같은데....그래도 손발은 오그라든다...

예전에 지었던 시...(2)

Posted by iloveenhye
2009. 2. 20. 15:58 시를 적어보자
역시 군대에서....지었던 시...

배...

처음에는 믿었습니다....
나는 아닐거라고...
세상은 어려울 것이 없다고...
나는 어디든지 갈 수 있을 거라고...

점점 믿음은 의심으로 변했습니다...
정말 가능할까...
시간이 지나 어른이 되면서...
세상은 점점 큰 파도로 절 넘어뜨리려 합니다...
그래도 저는...
아직은 아니라고 믿었습니다...

의심은 점차 좌절로 바뀌었습니다...
결국 포기해야하나...
어떤 큰 파도가 덮쳐와도...
꿋꿋이 버티면서 살아왔는데...
잘 모르던 그녀에게...
저는 결국 반파되었습니다...

허우적거리며...
구조의 손길을 요청했지만...
어떠한 도움도 그 거대한 파도를...
뚫고 들어오지 못했습니다...
할 수 있는 일은 오직 멀리서...
위로의 말 밖에...
할 수 없는 그들이었습니다...

파도가 잔잔해지고...
날씨도 좋아지면서...
반파된 저도 해류를 따라서...
흐르고 흘러 사람들이...
찾을 수 없는 곳으로...
가고 있었습니다...

시간은 흐르고 흘러서...
기억을 지우고...
흔적을 지우고...
아픔을 지우고...
결국 존재도 지워버렸지만...
정처없이 떠도는 반파된 저...
오늘도 도움을 요청합니다...
누군가가 자신을 고쳐주기를....

참 군대에서는....손발 오그라드는 시를 썼구나...옮겨쓰는데...손발이 막 오그라드네...

예전에 지었던 시...(1)

Posted by iloveenhye
2009. 2. 20. 15:47 시를 적어보자
군생활하면서 지었던 시라....굉장히 외로웠나부다.....지금도 외롭긴 하지만...

단   지....
<그저 그렇게만 살고 싶었습니다.>

그저 그렇게만 살고 싶었습니다.
남들하는 만큼만...
누구를 사랑하고...
그러다 이별하여 슬퍼하고...
또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그런 삶을...

그저 그렇게만 살고 싶었습니다.
남들하는 만큼만...
누군와 결혼 하고...
그러다 자식낳아 행복하고...
또 새로운 목표를 찾게 되는....
그런 삶을...

그저 그렇게만 살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안되네요...
누군가를 혼자 좋아하고...
그러다 결국 포기하여 슬퍼하고...
그 사람만 그리워하는...
바보같은 삶을...

단지 그것뿐이었는데...
남들 처럼만 사는...
많이도 아니고...
단지 그렇게만...
하지만 오늘도,,,
그게 안되네요...
저는 단지...
그저 그렇게만 살고 싶었습니다...

한 3년 지난 시라 그런지...쓰고나니 굉장히 토나올거 같다....느끼해서.... 그래도....군대에서 시쓰기 대회 대대 2등했는데....(대대 2등인데 포상휴가도 없고 포상외박도 없는....1등은 휴가였는데....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