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결혼을 한다고 합니다.

Posted by iloveenhye
2009. 3. 26. 00:25 내가 사는 이야기
  오랜만에 친구를 만났습니다. 2달만이네요... 2달만에 보는 친구지만 잘지냈냐? 라는 소리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만큼 친했으니까요. 제게 있어 반년을 못봤어도 잘지냈냐? 라는 소리 안나올 친구는 몇 명 없네요. 초등학교 친구 3명 고등학교 친구 5명 대학교 친구 4명... 이 정도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친구들을 오랜만에 보면 잘지냈냐? 라는 물음이 먼저 나오네요.. 옛말에 남자는 친구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 3명만 있어도 세상을 다가졌다고 할 수 있다는데... 죽을때까지  이 친구들이 계속 간다고 한다면 저는 세상을 다 가졌다고 볼 수 있겠네요...

  오늘 본 친구.. 사실은 여자친구가 생기고 나서는 볼 기회가 드물었습니다. 사실 연락도 제가 하는 경우가 많았고...(친구들이 연락을 안한다기보다는 제가 연락 하는게 많은 것 뿐입니다. 친구들 잘못이 아닙니다. 저는 주위사람들과 같이 잘 지내면서도 외로움을 타는 성격이라서요. 정말 친한친구들을 만나고 있었도 다른 친한친구들을 만나고 싶어하는 외로움을 잘 타는 성격입니다. 평소에는 그 모습을 안보여주기는 하지만...) 오늘은 이마트 알바가 쉬는 날이라 친구들에게 술먹자는 문자를 보냈습니다.(남들처럼 여자친구가 있는 것도 아니고... 볼 수 있는 사람들은 편한 남자녀석들 밖에 없군요 ㅠㅠ) 그러자 다들 힘들다는 문자를 보냈습니다. 평일에.... 25살이라는 나이라면 다들 취업과 학업때문에 시간이 널널 하지는 않았을 겁니다. 사실 저도 알바때문에 쉬는 날을 제외하고는 친구들에게 연락하기도 어려우니까요.... 그렇지만 오늘 본 친구녀석은 저녁이라도 먹자는 연락을 했습니다.  오랜만에 본 친구(2달)였기에 저녁이라도 해야겠다 생각했습니다.

  친구가 4월 중순 토요일에 쉬는날이냐고 물어보더군요. 주로 수목을 쉬던 저로서는 토요일은 어렵다고 했습니다. 저녁을 먹으면서 친구는 저에게 한장에 카드 봉투를 주더군요. 뭔가 보니 청첩장입니다.. ㅎㅎ 친구가 결혼을 한다고 합니다. 25살이라는 나이에....그것도 남자가... 아직도 대학도 졸업못하고.... 취업도 못한 상태에서 결혼이라니... 이 정도 이야기 했으면 결혼 이유는 대략적으로 이 이야기를 읽는 사람이라면 짐작하실 것이라 믿습니다.

 

 


   비록 친구가...결혼전에 새 식구를 가지고 결혼한다고 친구를 나무라지 않습니다. 저는 참 장하다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25살이라는 나이를 먹고 남자로서 책임지겠다는 친구녀석의 모습을 보니 참 대견스럽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처음엔 놀라워 했지만요...한가지 안타까운 점은 너무 빨리 결혼한다는 점? 그 뿐 입니다.

  그리고...참 기분이 묘했습니다. 12년을 본 친구로서...... 앞으로도 평생 어렸을때의 모습만 기억될 친구라고 생각했던 친구가 결혼을 한다고 하니... 마음 한 구석이 자랑스럽지만 아쉽다는 생각을 들게 된 것이...제가 이러한 데... 이 친구녀석과 같이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까지 같이 다니고 있는 제 친구는 어찌할지....

이젠 앞으로 친구녀석에게 갑자기 술먹자고 연락하기는 어려울 듯 하겠지요. 특히 아이가 태워난다면 더 어려울테지요.  하지만....제가 비록 친구를 앞으로 보기 어려울테지만...(못 본다는 것은 아닙니다. 앞으로는 미리 연락하고 봐야겠지요...) 이 친구가 정말 잘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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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제가 쓰던 이야기의 주제와는 상당히 무관하지만....(ㅎㅎㅎ 제 이야기의 주제는 일치된 적이 거의 없었습니다.) 오늘은 정말 색다른 느낌의 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