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Posted by iloveenhye
2009. 11. 20. 18:58 내가 사는 이야기

 


오마이뉴스에서 본....
   [몸져누운 어머니의 귓속말"내병원비는...]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264293)를 보면서...눈시울이 붉어졌다...자식들에게 힘들게 할까봐 나는 괜찮다...나는 괜찮다...하시는 어머니의 모습이 떠올랐다...
   집에 계시는 어머니께서도 아들들을 타지(자취와 군대)에 내보내시고는 아들이 '오늘은 전화할까? 내일은 전화할까?' 그러시며 지내고 계신다. 아들이 공부나 군복무에 방해될까봐 차마 전화를 먼저 하시지는 못하시고... 사실 어머니께서 먼저 전화를 하시는 것은.... 집에 좋지 못한 일이 있을때만이다....  그러한 사실을 어머니도 아시고....아들들도 알고 있으니....목소리가  듣고 싶어도 먼저 전화를 못하신다... 그래서인지 아들의 전화가 올때마다....어머니는.....어떻게 지내는지....아픈데는 없는지....밥은 먹고 다니는지....아들이 알아서 할 것을 뻔히 아시면서도....걱정스러운 마음과 반가운 마음을 동시에 목소리에 담으며...아들의 전화를 받으신다...


기사(네이트에서 봄)밑에 달려있는 리플에는 다음의 시가 쓰여 있었다.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심순덕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하루 종일 밭에서 죽어라 힘들게 일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찬밥 한 덩이로 대충 부뚜막에 앉아 점심을 때워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한겨울 냇물에서 맨손으로 빨래를 방망이질 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배부르다, 생각 없다, 식구들 다 먹이고 굶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발 뒤꿈치 다 헤져 이불이 소리를 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손톱이 깎을 수조차 없이 닳고 문드러져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가 화내고 자식들이 속썩여도 끄덕없는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외할머니 보고 싶다!
외할머니 보고 싶다!
그것이 그냥 넋두리인 줄만

한밤중에 자다 깨어 방구석에서 한없이 소리 죽여 울던 엄마를 본 후론
아!......
엄마는 그러면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