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예찬론

Posted by iloveenhye
2009. 10. 16. 21:50 내가 사는 이야기

   제 친구 중 한 녀석은 술을 안 먹습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안 먹는 겁니다. 그 친구가 군대 휴가 나왔을 때.. 그때까지는 소주를 먹었으니까요. 친구가 신앙심 좋은 기독교신자이기도 하지만 지금은 안 먹습니다.(기독교 신자라고 술을 다 안먹는 것은 아니겠지요) 저는 그 친구에 비해  술을 자주 먹습니다. 사실 '자주'라고는 하지만 일주일에 한 두번 정도 먹겠지요..진짜 주당은 아닙니다...(비록 군대가기전이나 군대갔다오고 나서 한 3달간은 주5일제로 먹기는 했지만 지금은 그렇게는 안 먹습니다...다시 한번 말하지만 일주일에 한 두번 먹는 정도...그것도 가볍게 소주1병정도만...그렇다고 많이 먹을때도 저 정도밖에 안 먹긴 했지만요...)



  그 친구가 가끔 놀러왔을 때(가끔이라 쓰고 일주일에 한번이라고 읽는다.) 친구도 오고 통닭도 시키고 해서 술 한병을 사고자 하면 그 친구는 지극히 저를 말립니다. 몸에도 안 좋은 거, 자기 안 먹는 거 뭐하러 사느냐고...저를 말리곤 합니다. .친구의 부탁이기에 가끔은 안 사고 하지만 25살 남자녀석들이 술도 없이 놀기가 왠지 어색하기도 합니다.(논다고는 하지만 자취방에서 별다르게 놀 만한 것은 없지요...게임이나 하던지 치매예방게임 고스톱(!!!)을 하던지....)


   그런데 요즘은 이상하게 소주는 그리 안 땡기더군요...국민의 술...소주가...요즘에는 쓰게 느껴집니다.(원래 쓰긴 하지만요...) 그래서 요즘은 매화수, 산사춘, 대포, 백세주나 곡주같은 걸 찾고는 하는데 원체 가격이 소주보다는 비싸니...그나마 저렴한 매화수를 먹고 있습니다.(매화수 프로모션 글 아니라고 알려드립니다. 진로에게 돈 받은 것도 없으며 받을 일도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사실 제가 즐겨 먹는 소주도 이슬이이기 때문에...) 매화수 홈페이지 들어가 보니 여자들이 즐겨먹는 술이라는 느낌으로 프로모션을 진행하더군요...목 넘김은 편하긴 하지만 요즘은 맞담배 피는 시기에 쓰다고 소주 안드실 분이 얼마나 있을련지 모르겠습니다.(확실히 요즘은 길에서도 담배피시는 여성분을 많이 보는 것 같습니다. 왠지 멋있어 보이기는 하는데 제 여자친구라면 끊으라고 하겠지요...저도 끊었으니까요....)

→ 저렇게 생긴 병모양입니다.

  
  아버지께서 "학생이 뭘 그렇게 술을 많이 먹고 다니냐?" 라고 물어보십니다. 술 먹으면 머리도 안 좋아진다는 설명과 함께 말이시죠. 아버지께서 옳은 말씀하신다고 생각듭니다. 아무런 알콜이 안 들어온 뇌와 알콜이 자주 들어온 뇌는 꽤 차이를 보일테니까요....(어제 학교 주점에서 여파인지 몰라도 점심먹을 때에는 학생들이 꽤 흐리멍텅해 보였습니다...학교 중앙공원 주위는 술냄새와 구토냄새가 조금씩은 나더군요....)
  글세요...하지만 요즘은 왠지 하루에 몇 번씩 술이 땡기긴 힙니다...  정확하게는 정신을 약간 흐리멍텅하게 해줄 수 있는 '알콜'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게 정확할 듯 합니다. 날씨는 추워지고 사람들 간의 정은 점점 옅어지고 시간은 부족해서 여유는 찾아보기 힘든 지금 상황에서 알콜에 정신을 맡겨놓은 찰나 동안만큼은 어려움은 잊고 싶어서겠지요...(지금도 술 한잔하면서 포스팅을 하고 있긴 합니다..음주포스팅....입니다...)
 세상이 자기 생각대로 돌아간다면 술을 먹을 이유가 줄어들 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지금껏 세상을 제 생각대로 돌려본 적이 없는 저로서는 적어도 지금만큼은 술을 먹겠지요...아니 더 먹을지도 모릅니다... 취직을 하게 되면 원치않는 술자리도 나가게 될 테니까요...




月下獨酌(월하독작)

李白

其一

花間一壺酒, 꽃나무 사이에서 한 병의 술을,
獨酌無相親, 홀로 따르네 아무도 없이,
擧杯邀明月, 잔 들고 밝은 달을 맞으니,
對影成三人, 그림자와 나와 달이 셋이 되었네.
月旣不解飮, 달은 술 마실 줄을 모르고,
影徒隨我身, 그림자는 나를 따르기만 하네.
暫伴月將影, 잠시나마 달과 그림자 함께 있으니,
行樂須及春, 봄이 가기 전에 즐겨야 하지.
我歌月徘徊, 내가 노래하면 달은 거닐고,
我舞影零亂, 내가 춤추면 그림자도 따라 춤추네.
醒時同交歡, 함께 즐거이 술을 마시고,
醉後各分散, 취하면 각자 헤어지는 거.
永結無情遊, 무정한 교유를 길이 맺었으니,
相期邈雲漢, 다음엔 저 은하에서 우리 만나세.


其二

天若不愛酒 , 하늘이 술을 사랑치 않았다면,
酒星不在天, 주성이 하늘에 있지 않을 거고,
地若不愛酒, 땅이 술을 사랑치 않았다면,
地應無酒泉, 땅에 주천이 없었을 거야.
天地旣愛酒,하늘과 땅도 술을 사랑했으니,
愛酒不愧天, 내가 술 사랑하는 건 부끄러울 게 없지.
已聞淸比聖, 옛말에, 청주는 성인과 같고,
復道濁如賢, 탁주는 현인과 같다고 하였네.
賢聖旣已飮, 현인과 성인을 이미 들이켰으니 ,
何必求神仙, 굳이 신선을 찾을 거 없지.
三杯通大道, 석 잔이면 대도에 통할 수 있고
,
一斗合自然, 한 말이면 자연과 하나되는 거라.
但得酒中趣, 술 마시는 즐거움 홀로 지닐 뿐,
勿爲醒者傳, 깨어 있는 자들에게 전할 거 없네.


其三

三月咸陽城, 춘삼월 함양성은,
千花晝如錦, 온갖 꽃이 비단을 펴 놓은 듯.
誰能春獨愁, 뉘라서 봄날 수심 떨칠 수 있으랴.
對此徑須飮, 이럴 땐 술을 마시는게 최고지.
窮通與修短, 곤궁함 영달함과 수명의 장단은
造化夙所稟, 태어날때 이미 다 정해진 거야.
一樽齊死生, 한 통 술에 삶과 죽음 같아보이니,
萬事固難審, 세상 일 구절구절 알 거 뭐 있나.
醉後失天地, 취하면 세상천지 다 잊어버리고,
兀然就孤枕, 홀로 베개 베고 잠이나 자는 거.
不知有吾身, 내 몸이 있음도 알지 못하니,
此樂最爲甚, 이게 바로 최고의 즐거움이야.

其四

窮愁千萬端, 천갈래 만갈래 이는 수심에,
美酒三百杯, 술 삼백잔을 마셔볼거나.
愁多酒雖少, 수심은 많고 술은 적지만,
酒傾愁不來, 마신 뒤엔 수심이 사라졌다네.
所以知酒聖, 아, 이래서 옛날 주성이
酒酊心自開, 얼근히 취하면 마음이 트였었구나.
辭粟臥首陽, 백이는 수양 골짝에서 살다 죽었고,
屢空飢顔回, 청렴하단 안회는 늘 배가 고팠지.
當代不樂飮, 당대에 술이나 즐길 일이지,
虛名安用哉, 이름 그것 부질없이 남겨 무엇해.
蟹蠣卽金液, 게와 조개 안주는 신선약이고,
糟丘是蓬萊, 술 지게미 언덕은 곧 봉래산이라.
且須飮美酒, 좋은 술 실컷 퍼 마시고서,
乘月醉高臺, 달밤에 누대에서 취해 볼거나.

저도 죽기전에 위에 같은 시 한편 짓고 싶습니다. 아마 힘들겠지만요....